22만 6천여명의 역대 최대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중증장애인들에게는 상처만 안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장애인인권포럼은 유형별 중증장애인 20명을 BIFF 장애인참여환경 모니터단을 구성해 영화관, BIFF 빌리지 등 장애인편의시설 및 문화접근권 등 여러 부문들의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먼저 영화제 관련 행사에 수화통역사 배치는 물론, 점자 및 보이스아이가 삽입된 홍보물 또한 전무했다.
미지원 사유를 조직위 측에 공문으로 문의해본 결과 “수화통역사 배치 부문은 영화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수화통역 전달이 힘들다”라는 의견을 밝혀 왔다.
또 점자 인쇄물의 경우는 “영화제 초청작 마감이후 제작되는 모든 인쇄물들이 그 기간이 너무 촉박해서 점자출력물을 제작하기에는 물리적인 사전 제작시간이 부족”하다고 답변이 왔다.
부산의 대표적인 건축물 영화의전당의 편의시설도 아쉬움 그 자체였다.
지난 2011년 완공된 영화의전당은 부산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라고 평가되고 있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배려 또한 전혀 없었다고 평가됐다.
우선 이번 영화제를 위해 설치된 “비프테라스”는 관람객들의 편의제공을 위하여 먹거리, 기념품 샾 등이 즐비한 영화의전당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 이었다.
BIFF빌리지에 방문한 지체장애인 이모씨는 "장애인들은 전혀 배려가 없네요. 여기 자갈마당에 우리는 어떻게 내려가서 음식을 구입하라는 것인지...음식물을 우리는 구입할 수가 없네요"라고 아쉬워했다.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임시로 설치된 화장실의 장애인화장실은 일반화장실과는 달리 남녀공용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화장실 개방시간 또한 일반화장실의 경우 하루종일 개방하지만 유독 장애인화장실 만큼은 오후 4시 이후 개방하며, 개방전에는 아예 자물쇠로 잠궈두었다. “청소년들의 탈선”을 방지하기 위해 장애인화장실 개방시간을 정해놨다는 이유에서 였다.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한 당사자는 “비장애인 화장실 같은 경우는 남녀 구분이 확실하게 되어 있는데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구분이 없다는 거 자체가 차별 ”이라며“이런 세계적인 행사를 하는 영화의 전당에서 반인권적인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각장애인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만들어진 유도블럭 또한 유명무실이었다.
실질적으로 영화의 전당에 깔려진 유도블록의 경우 유도블럭 위에 레드카펫이 깔려져 있어 흰지팡이의 감지가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된 것.
또한 장애인주차구역을 모니터링 해 본 결과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대부분이 의전차량으로 주차되어 있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주차가 아닌 정차부문도 모니터링 했지만 정차가 아닌 주차가 2시간 이상 지속되고 있었다.
의전차량을 운전하는 자원봉사자는 “장애인주차구역이 출입문과 승강기가 제일 가까워 VIP를 모시기에는 가장 적합한 자리이기 때문에 주차를 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 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부산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영화제는 이미 세계적인 영화로 발돋움을 했지만,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며 “장애인편의지원은 물론, 부가적으로 문화향유 향상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말
제목: 화려한 부산국제영화제, 장애인은 상처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