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韓·中커플 5쌍, 29일 현지서 합동결혼식
- 부산지체장애인협회 추진
- "장애 극복·민간교류 기대"
부산지역 장애인들이 백두산 천지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날 결혼식에는 중국 조선족 동포 장애인 2쌍도 함께 할 예정이어서 한·중 민간 외교사절단의 역할도 기대된다.
부산지체장애인협회는 27일~다음 달 1일까지 중국 장백산(백두산) 일원에서 '2013 한민족 화합 장백산천지 한마음대축제 및 중증장애인 합동결혼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합동결혼식은 오는 29일 백두산 천지연에서 한국 전통혼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총 5쌍의 부부가 탄생(한국 3쌍, 중국 2쌍)한다.
이들은 소아마비, 선천성 시각장애 등 중증장애인이다. 이날 결혼식을 하는 권순호(58) 씨는 "결혼한 지 32년이 지났지만 아직 결혼식도 올리지 못해 항상 부인에게 미안했다"며 "비행기와 차량을 갈아탄 뒤 장시간 백두산 등반도 해야 하므로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기대는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부산역 인근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임양길(47) 씨는 "4년 전 중국에서 만난 아내(짱수훙·40)와 결혼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사진만 찍고 식을 올리지 못했다"며 "아무나 가지 못하는 백두산에서 결혼식을 치르다니 꿈만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중증장애인들이 백두산 천지를 직접 오르는 힘든 여정을 하면서 불굴의 도전정신을 다지는 한편 가정형편으로 하지 못한 결혼식을 올려 참된 부부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또 합동결혼식에 앞서 한민족의 얼이 담겨있는 백두산에서 '한민족 화합 염원 기원제'를 열고 민족화합과 장애인의 민간교류를 기원한다.
부산지체장애인협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중 간 교류협력 사업도 갖는다. 행사 기간 연변주 장애인협회와 협정식을 하고 '한민족 장애인 노래자랑 대회 및 예술제'를 진행한다. 한마음 협동 제기차기, 침묵 스피드 퀴즈, 이심전심 퀴즈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광표 부산지체장애인협회장은 "이번 행사는 장애인들이 천지에 오르며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장애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장애인들이 도전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전세계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말
제목: 백두산 천지서 온 청첩장
